비 오는 날의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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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혜로 작성일16-04-21 20:30 조회9,318회 댓글3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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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스케치
하루하루가 참 빠르게도 지나갑니다.
시편의 말처럼, 나날들이 날개라도 단 것처럼 날아갑니다(시90:10).
나의 일상(日常)도 두 날개를 가졌습니다.
엊그제 하얀 도화지 같은 마음으로 달력의 첫 장을 넘긴 것 같은데, 시간은 벌써 4월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때로는 한 편의 지루한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높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도 있고, 때로는 받아쓰기를 백점 맞은 아이처럼 한없이 어깨가 으쓱여지기도 하고, 참 많은 표정을 지녔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그 하루는 아주 가볍고 날렵합니다.
어떤 날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것 같습니다.
그 하루는 꽤 묵직하고, 시간은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걸음을 옮겨 놓습니다.
엊그제, 상사에게서 까닭 없이 지청구를 들었습니다.
불벼락 같은 그의 꾸지람에 모든 직원들이 여름날의 닭처럼 축 처졌습니다.
그날의 색깔은 어둡고 칙칙합니다.
또 다른 어떤 날엔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신성엽 목사님의 말씀을 함께 듣고 가는 일본의 어떤 자매님이었습니다.
신성엽 목사님을 통해 주시는 생명의 말씀이 세상 모든 언어로 번역돼 전해지기를 기도하며 뿌렸던 지난날의 눈물의 씨앗이 고개를 내미는 것 같아, 기쁨의 파도가 내 안에서 일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평소 원래 그런 나라이겠거니 생각했던 것이, 요 며칠 일본에서 벌어지는 지진 사태가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고 가슴에 흔적을 남깁니다.
며칠 전에는 헬라어 단어 하나를 찾기 위해 인터넷 장터를 구석구석 뒤적이며 밤늦도록 돌아다녔습니다.
혹시라도 목사님의 말씀에 흠이 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되겠기에, 살피고 또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어떤 자매님의 요청으로 신 목사님의 말씀 파일 하나를 찾기 위해 눈에 등불을 켜고 찾기까지 찾아 결국 찾아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신 목사님의 말씀과 관련되는 것이라면, 억만금을 내놓는 수고라도 하려 합니다.
이런 날은 시간도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어가고, 토끼 잡느라 내일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사실도 까맣게 잊게 됩니다.
오늘은 비가 옵니다.
어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는데도 왠지 가뿐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아침부터 콧노래가 나옵니다.
출근길에 차 안에서 찬송가 545장도 한번 불러 보고, 나오지도 않는 소리를 꽥꽥 질러도 봅니다.
역시 내 의지와 목소리는 따로따로 놀며 서로 친하지 않은 사이임을 다시 확인합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무슨 기교가 필요해? 모든 것은 믿음으로, 은혜로야~ 내 닉네임이 은혜로인 것이 괜한 건 아니잖아?’
내 자신에게 질문하고, 내 자신이 대답을 하는 어이없는 순간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폭풍 같은 순간에도 빗소리는 또렷합니다.
‘톡! 토독! 톡톡!’하며 떨어지는 소리에 무언의 메시지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어?’
고개를 들어 창문 너머 빗줄기에 눈짓을 보냅니다.
‘그렇지? 이 또한 지나가겠지? 기뻐하며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데, 괜히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겠지? 고마워!’
기뻐하자고 마음을 먹으니 찾아오는 민원인의 얼굴도 밉지가 않습니다.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 섬겨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얼토당토 않는 요구를 하는 민원인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며 마음을 달래 보내게 됩니다.
오전 내내 내리던 비가 오후 되니 그칩니다.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처럼 말끔히 씻은 오후의 얼굴은 더욱 곱고 사랑스럽습니다.
비 그친 오후의 시간은 더욱 분주하고 바쁘지만, 그래도 나의 일상은 견딜 만하고, 때때로 내 자신에게 잠시 농담을 던져 보기도 합니다.
‘어때? 모든 것이 맘먹기에 달려 있지? 역시 김경미는 팔방미인이야, 그치?’
아침에 했던 기도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예수님의 이름으로 오신 성영님이 주시는 힘과 지혜와 능력으로 오늘도 살기를 원합니다. 오직 아버지의 말씀과 성영님의 다스리심으로 오늘 하루도 살기를 원합니다. 아멘.’
비가 오고, 비가 그치고, 나의 일상도 그렇게 흐리기도 했다가 다시 맑아지기도 합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사흘이 가고……내 인생의 바위, 일상의 돌멩이가 시간의 밀물과 썰물에 이리 구르고 저리 깎이며 다듬어진다는 것을, 때때로 집채만한 파도가 몰려와도 그게 축복이라는 것을, 비가 오고, 비가 그치고, 나의 일상도 그렇게 흐리기도 했다가 다시 맑아지기도 한다는 것을…….
예수님 오실 때까지, 나의 하루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흘러가는 게 아닐 것입니다.
댓글목록
진리의사람님의 댓글
진리의사람 작성일
신성엽 목사님을 통해 주시는 생명의 말씀이 세상 모든 언어로 번역돼 전해지기를 기도하는 일에
저도 동의하고 동참합니다.
저역시 참 이상하게도 요사이 일본의 상황이 예전같지 않게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영혼구원에 대한 애타는 기도가 나오더라구요.
올해들어 일본영화를 몇편 보게되었는데
일본 사람들의 정서와 그리고 문화속에서 보여지는 영혼의 상태가 느껴지면서
왠지모르게 가슴이 답답하고 정말로 복음이 필요한 민족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위하여, 일본의 그 영혼들에게도 복음의 기쁜소식이 전해져
황무지가 장미꽃같이 피게되는 놀라운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은혜로님의 그 귀한 수고때문에 많은 영혼을 살리는 귀한 책이 발간되어
복음 전하는 자들의 손길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의 물결이 흘러가게 되니
하나님의 기뻐하심이 크실 줄 믿습니다.
은혜로님의 댓글
은혜로 작성일
진리의사람님,
신성엽 목사님을 통해 주시는 생명의 말씀이 세상 모든 언어로 번역돼 전해지기를 기도하는 일에
동의하고 동참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마음은 억지로 가지려 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이 말씀이 생명의 말씀임을 아는 심영 가운데 성영님께서 부어 주시는 마음입니다.
그렇기에 이 마음을 가진 자는 반드시 기도하며 동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의 수고 때문에 책이 발간된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결코 저의 수고 때문만은 아니기에 감사함으로 받지만 두렵고 경계하는 마음 또한 동일함을 말씀드립니다.
생명의 복음은 이미 창세 전부터 아버지께서 아들 예수님과 성영님과 함께 작정하신 것이고,
그 뜻을 따라 때가 차매 예수님께서 여자의 후손으로 오셔서 이루셨고,
성영님께서 그 바통을 이어 받아 이제도 이루어 가고 계십니다.
신성엽 목사님을 통해 말씀을 선포하게 하셨다면
이제는 예수님 안에서 함께 지체된 자들이
말씀을 정리하고 책으로 발간해 전하는 일에 함께 수고하며 동역하고 있습니다.
진리의사람님 또한 이 말씀을 위해 기도하며 전하는 일을 하고 계시니
아버지와 아들과 성영님께서 크게 기뻐하시며 영광을 받으십니다.
우리가 지음 받은 그 자체가 복이요 은혜이며 은혜의 영광입니다.
이 은혜와 복과 영광을 함께 받아 누리는 자로
저와 진리의사람님, 그리고 함께 말씀을 듣고 가는 모든 지체들을 부르셨으니,
할렐루야, 우리 아버지와 아들과 성영님께 영원히 감사로 영광을 돌립니다.
아멘.
진리의사람님의 댓글
진리의사람 작성일아멘!!